문대통령 "자영업자 손실보상 제도화 검토해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방역조치에 따라 영업이 제한되거나 금지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에서 손실보상을 제도화할 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와 당정이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뤄진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나 코로나의 장기화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정치권에서 화두로 떠오른 손실보상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기에 경례하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복지부·식약처·질병청 2021년 업무보고에 참석,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cityboy@yna.co.kr
특히 손실보상 법제화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보인 것을 두고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여권의 질타가 이어진 상황에서 문 대통령까지 손실보상 입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또 "다음달부터 백신과 함께 우리 기업이 개발한 치료제가 의료 현장에 투입되고 11월까지는 집단 면역을 형성할 것"이라며 "국민이 긴 줄을 서지 않고 정해진 날에 접종받을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다른 나라의 경험을 참고하고 부작용을 최대한 차단해야 한다. 접종 순서도 공정하게 준비하고 국민의 어려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최소주사잔량(LDS) 기술이 적용된 코로나19 백신용 국산 주사기, 국산 치료제 등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며 "지난 1년이 방어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백신과 치료제를 통한 반격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복지정책과 관련해서는 "정부는 이제까지 사회안전망을 꾸준히 강화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를 100만명 이상 늘렸고, 재정을 통한 분배개선 효과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발언하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복지부·식약처·질병청 2021년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cityboy@yna.co.kr
그러면서도 지난해 서울 방배동에서 60대 여성과 30대 발달장애인 아들이 사망한 사례를 거론하며 "제도를 활용하지 못하는 이웃도 있다. 안전망을 더 촘촘히 갖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인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아동학대를 일찍 감지해 차단하는 데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보고에는 이례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참석했다. 그동안 부처 업무보고에는 여당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만 참석해 왔다.
이 대표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제기한 뒤 문 대통령과 공식 석상에서 만난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