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43%가 겪었다, 탈모보다 빈번한 코로나 후유증 1위는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6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코로나 확진 입원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검진·설문 조사한 것으로 10명 중 4명(43%·중복 응답)은 피로감을 주된 증상으로 꼽았다. 이어 운동 시 호흡곤란(35%), 탈모(23%) 등의 증상이 보고됐다. 이외에 가슴 답답함(15%), 두통(10%), 기억력 저하(8%), 후각 상실(5%), 기침(5%) 등이 나타났다. 증상은 정신과적 후유증으로는 우울감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주로 나타났다.
이런 후유증은 연령대별이나 증상별로 빈도가 달랐다. 젊은 연령층·경증환자에서는 주로 피로, 수면장애 등 일반적 후유증이 많고 고령층·중증환자 일부에서는 호흡곤란, 폐 섬유화 등이 발생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19~39세 사이에는 피로감이 44%로 가장 많았고, 40~59세에서도 피로감이 58%로 나타났다”며 “60세 이상의 경우 호흡곤란이 58%로 증상 중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중증환자의 경우 호흡곤란이 60%, 가래가 있는 경우도 30% 등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정신과적 후유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 정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권 부본부장은 “우울증은 감소했으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증가함을 볼 수 있었다”며 “폐 CT(컴퓨터단층촬영)를 촬영한 결과 7명에서 폐 섬유화가 확인됐고 모두 40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결과는 외국에서 보고된 것과 유사하다고 당국은 밝혔다. 중국·영국·이탈리아 등에서도 확진자 대부분 피로, 수면장애, 근육통, 탈모 등의 후유증을 1개 이상 호소했고, 완치 6개월 후까지 이런 증상이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선 중증일수록 피로, 호흡곤란 등 위험이 1.2~2배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었고, 중국에서는 중증환자에서 폐 기능이 손상되거나 6개월 후까지 '폐 확산능'이 손상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당국은 소개했다. 폐 확산능은 흡입된 공기에서 폐 모세혈관의 적혈구로 가스를 전달하는 폐의 능력을 말한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특정 병원의 환자군에 대한 중간결과이고 전체 대표성 있는 코로나19 환자의 후유증을 조사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연구 결과를 통해 모든 연령층에서 코로나19 완치 후에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모든 국민이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당국이 지난해 11월 20일부터 12월 16일까지의 3차 유행 당시 확진자 1만5111명을 분석한 결과 10명 중 2명(24.2%)은 가족 내 확진자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대본은 “확진자 1명이 1.57명의 가족에게 전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20세 미만 확진자의 43.5%는 가족 내 2차 전파를 통해 감염됐다”고 밝혔다.
가족 내 선행 확진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40대(32.0%)와 50대(29.9%)로 확인됐다. 방대본은 “사회생활을 통해 감염 후 가족 내 배우자, 자녀, 부모로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정 내 감염이 발생하면 다른 구성원으로 쉽게 확산된다. 외출·모임을 자제하고, 환기·소독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