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코로나에 北경제 큰 혼란…김정은 경제시스템 사실상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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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코로나에 北경제 큰 혼란…김정은 경제시스템 사실상 마비"

조회  1,280 추천   0 비추천  0      작성일  2021.01.29 12:53

북한경제리뷰 '북한 경제위기 어디까지 진행될까' 보고서
대북제재+코로나 충격 이중고…작년 중국 무역 80% 급락
이석 연구위원 "경제시스템 해체 과정 돌입 의구심 불러"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담대한 선택에 빠르게 호전되길"
[평양=AP/뉴시스]북한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내년 1월 초순에 8차 당 대회를 개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하면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회의를 연기할 수도 있다는 외부의 추측을 불식시켰다. 2020.12.30.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북한 경제가 큰 혼란에 휩싸이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김정은 시대 북한의 경제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진 것을 의미한다는 주장이다.

2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1월 북한경제리뷰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북한의 경제위기, 어디까지 진행될까’라는 연구보고서가 실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경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라는 이중적 충격이 합치되면서 거시경제 변수들 모두 일시에 악화되는 혼란을 경험했다.

북한의 대(對)중국 무역은 수출 5000만 달러, 수입 4억9000만 달러로 총액이 6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2019년에 비해 수출은 78%, 수입은 81% 하락한 수준이다.

2016년 평균 58억 달러에 달하던 대 중국 무역액은 2018~2019년 연평균 26억 달러 수준으로 반 토막 난 뒤 작년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더욱 급락했다.

[세종=뉴시스] 북한의 대(對)중국 무역 수지. (KDI 북한경제리뷰)

산업활동이 극도로 침체한 가운데, 그간 북한주민들의 경제활동을 지탱해주던 시장의 기능마저 크게 약화되고, 가격변수들마저 불안정해졌다.

이로 인해 경제활동 전반이 일시에 위축된 것으로 관찰된 것은 물론, 북한 당국의 재정 능력이 약화되고 이를 타개할 마땅한 정책수단 역시 여전히 불확실한 암울한 상황이 지속됐다고 평가됐다.

이 같은 북한의 거시경제 변수들은 김정은 시대 북한의 경제 시스템이 사실상 기능 정지 또는 마비 상태에 빠졌음을 의미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실제로 2012~2013년 김정은 위원장의 등장을 전후로 형성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은 무역 확대와 국제경제와의 통합, 공식부문을 포함한 시장 원리의 전일화, 자국 통화 대신 외화가 통용되는 '달러라이제이션'과 가격 안정, 조세경제로의 전환과 재정 능력 확충 등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지난해 북한 경제에서 무역의 실종과 시장 기능의 악화, 탈(脫)달러라이제이션과 가격변수의 불안정성 증대, 재정 능력의 약화 등의 현상이 지배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석 연구위원은 "이러한 현상은 2017년 이후 지속된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북한경제 내부에서 점진적이고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다"며 "이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경제 시스템이 지난해 일시적으로 단순히 마비된 것이 아니라 아예 일종의 구조적인 해체 과정에 돌입한 것은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 한 올해 북한 경제는 1990년대 중·후반과 같은 경제위기가 다시 도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정도로 암울하다.

[평양=AP/뉴시스]30일 평양 주민들이 마스크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김동건 북한 보건성 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입하지 못하도록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31일부터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기와 열차 운항을 중단하는 등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접경지인 옌볜 조선족 자치주 툰먼에서 확진자 1명이 처음으로 발생해 바이러스가 북한으로 빠르게 번질 위험이 있다. 2020.01.31.

북한 경제에 대한 제재와 코로나19 충격은 1990년대 경제위기 시작 당시 북한 경제를 강타했던 소비에트 충격이나 중국 충격에 비견할 만하다는 진단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당국의 정책적 대응이나 시장과 같은 경제적 반응 기제의측면에서 충격을 극복할 수 있는 역량 자체가 무력화되는 경향이 관찰된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 주민들의 식량 소비가 불리해지는 추세가 관찰되고 있어 만일 이 추세가 올해 더 악화된다면 일부 취약 계층의 경우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대북 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악화되기보다 북한 스스로의 담대한 선택을 통해 전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북한 경제가 빠르게 호전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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